셀 수 있는 명사인지 아닌지는 문법 규칙으로 유도되지 않습니다. 단어마다 정해져서 사전에 [C] 또는 [U]로 적혀 있는 정보입니다. 그래서 문법책에서 찾을 게 아니라, 단어를 외울 때 뜻·발음과 함께 챙겨 두는 편이 훨씬 빠릅니다.
규칙으로 풀려다 막히는 지점
대부분 이렇게 배웁니다. 액체나 가루처럼 형태가 없는 것, 추상적인 개념은 셀 수 없다. water, sugar, love. 여기까지는 잘 맞습니다.
그런데 advice는 불가산이고 suggestion은 가산입니다. 둘 다 추상적이고, 뜻도 거의 붙어 있습니다. information은 불가산인데 fact는 가산입니다. furniture는 불가산인데 chair는 가산입니다. 의자를 셀 수 있으면 가구도 셀 수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영어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여기에 결정적인 단서가 하나 있습니다. 같은 개념이라도 언어마다 가산 여부가 다릅니다. 프랑스어에서는 information에 해당하는 말을 복수로 씁니다. 세상이 그 개념을 셀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게 아니라, 언어마다 그 단어를 어떻게 취급할지 따로 정해 뒀다는 뜻입니다. 개념의 성질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답이 안 나오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여기서 대부분 규칙을 하나 더 찾으려 합니다. 저는 그게 시간 낭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경향은 있지만 예외가 너무 많고, 예외를 다 외울 거면 처음부터 단어마다 외우는 게 낫습니다.
이건 문법이 아니라 단어에 붙은 정보입니다
관점을 바꾸면 간단해집니다. 가산 여부는 명사의 굴절 규칙이 아니라 그 단어가 갖고 있는 속성입니다. 품사가 단어마다 정해져 있는 것과 같습니다. run이 동사인지 명사인지를 규칙으로 유도하지 않고 그냥 아는 것처럼, information이 불가산이라는 것도 그냥 아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건 문법 공부가 아니라 어휘 공부에 속합니다. 단어를 외울 때 뜻만 가져오고 가산 여부를 버리면, 나중에 문법 문제로 되돌아옵니다.
사전은 이미 답을 갖고 있습니다
영영사전은 명사 뜻마다 [C]나 [U]를 붙여 둡니다. countable과 uncountable의 약자입니다. 뜻 단위로 붙는다는 게 중요합니다. 단어 전체가 아니라 뜻 하나하나에 따로 붙습니다.
이 표시는 눈에 잘 안 들어옵니다. 뜻풀이 앞의 작은 대괄호라서 뜻만 읽고 지나가기 쉽습니다. 사전 라벨을 읽는 법에서 다룬 formal이나 dated 같은 표시와 같은 자리에 있고, 같은 이유로 자주 무시됩니다.
한영사전만 쓰면 이 정보는 아예 안 보입니다. ‘정보’라는 한국어 뜻에는 셀 수 있는지가 적혀 있지 않으니까요.
한국어에는 없는 구분이라 더 안 보입니다
한국어는 수를 표시하지 않아도 문장이 성립합니다. ‘책을 샀다’는 한 권인지 세 권인지 말하지 않고, 필요하면 ‘책 세 권을’처럼 세는 말을 따로 붙입니다. ‘들’이 있긴 하지만 붙이지 않아도 틀린 문장이 되지 않습니다.
영어는 다릅니다. 가산 명사는 단수인지 복수인지를 반드시 드러내야 하고, 단수면 앞에 a나 the 같은 것이 와야 합니다. 한국어 화자에게는 신경 쓸 자리가 하나 더 생기는 셈인데, 모국어에 대응하는 장치가 없으니 감이 잘 안 생깁니다.
이건 실력 문제가 아니라 구조 차이입니다. 오래 배운 사람도 information에 s를 붙이는 실수를 합니다.
자주 틀리는 것들
한국 학습자가 특히 자주 복수형으로 만드는 불가산 명사입니다.
- information: informations 아님. a piece of information
- advice: advices 아님. a piece of advice
- furniture: furnitures 아님. a piece of furniture
- equipment: equipments 아님
- homework: homeworks 아님
- research: researches는 다른 뜻(연구 활동들)으로 쓰이는 드문 경우
- evidence: evidences 아님. a piece of evidence
- news: s로 끝나지만 불가산입니다. The news is good이지 are가 아닙니다
news가 가장 헷갈립니다. 모양이 이미 복수처럼 생겨서 동사를 복수로 맞추기 쉬운데, 단수 취급합니다.
이 목록에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영어는 이것들을 낱개가 아니라 덩어리로 봅니다. 조언 하나, 가구 하나, 정보 하나처럼 한국어에서는 자연스럽게 세어지는 것들이라 더 걸립니다. 한국어 감각으로 ‘하나’가 성립하면 손이 먼저 s를 붙입니다.
이 여덟 개만큼은 규칙으로 이해하려 들지 말고 목록째 외워 두세요. 자주 쓰이는 데다 틀리면 눈에 띄게 어색해서, 여기서만 막아도 체감되는 실수의 상당수가 사라집니다.
같은 단어가 양쪽을 오갑니다
한 단어가 뜻에 따라 가산이 되기도 하고 불가산이 되기도 합니다. 이게 [C]/[U]가 단어가 아니라 뜻에 붙는 이유입니다.
| 단어 | 불가산일 때 | 가산일 때 |
|---|---|---|
| paper | 종이라는 재료 | 신문, 논문 |
| hair | 머리카락 전체 | 한 올씩의 털 |
| light | 빛 | 전등, 조명 기구 |
| experience | 경험이라는 축적 | 하나의 사건, 겪은 일 |
| room | 공간, 여지 | 방 |
| glass | 유리라는 재료 | 유리잔 |
| time | 시간의 흐름 | 횟수, 번 |
| work | 일, 노동 | 작품, 저작 |
이 표에서 하나만 기억한다면 room이 좋습니다. There isn’t room은 자리가 없다는 뜻이고, There isn’t a room은 방이 없다는 뜻입니다. a 하나로 문장의 뜻이 통째로 바뀝니다.
work도 비슷하게 갈립니다. I have work는 할 일이 있다는 말이고, the works of Shakespeare는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입니다. 둘을 같은 단어의 두 얼굴로 묶어 두면 헷갈리는데, 뜻이 다른 두 항목으로 보면 각각은 오히려 단순합니다.
이런 단어를 만나면 뜻을 하나 더 적어 두지 말고, 아예 항목을 하나 더 만든다고 생각하세요. 뜻과 가산 여부와 예문이 한 세트로 묶여야 나중에 꺼낼 때 같이 나옵니다.
개수를 말해야 할 때
불가산 명사도 개수를 말할 수 있습니다. 단위를 세는 말을 앞에 붙이면 됩니다.
- a piece of advice / two pieces of advice
- a bit of information
- a slice of bread, a loaf of bread
- an item of clothing
- a bottle of water
이 표현들은 시험에서도 자주 보입니다. 빈칸에 informations를 넣게 만드는 문제보다, a piece of 뒤에 올 단어를 고르게 하는 문제가 더 흔합니다. 단위 표현을 알고 있으면 문제 자체가 짧아집니다.
piece가 가장 넓게 쓰여서 막힐 때 기본값으로 쓸 만합니다. 다만 어떤 단어에 어떤 단위가 붙는지도 결국 관습이라, 이것 역시 단어와 같이 익혀야 합니다. bread에는 slice와 loaf가 붙고 piece도 되지만, advice에 slice를 붙이지는 않습니다.
단어를 외울 때 같이 챙기는 법
방법 자체는 단순합니다.
- 뜻만 적지 말고 관사와 함께 적으세요. information이 아니라 some information으로, chair가 아니라 a chair로 적어 두면 형태가 같이 기억됩니다
- 예문을 반드시 하나 붙이세요. 예문에는 a나 some이나 복수형이 이미 들어 있어서, 가산 여부가 규칙이 아니라 모양으로 남습니다
- 뜻이 여러 개면 뜻마다 따로 봅니다. paper처럼 양쪽을 오가는 단어는 뜻 하나만 외우면 절반만 아는 셈입니다
- 틀린 걸 발견하면 그 단어만 다시 봅니다. 규칙을 다시 외우려 하지 마세요, 애초에 규칙이 아니었으니까요
2번이 가장 효율이 좋습니다. 가산 여부를 따로 암기하지 않아도 예문 한 줄이 그 정보를 통째로 들고 있습니다.
보캐비는 29,000개가 넘는 모든 단어에 뜻과 발음기호, 원어민 음성, 예문을 같이 붙여 둡니다. 예문을 눈으로 훑는 것만으로 관사와 복수형이 같이 들어오고, FSRS 간격 반복이 잊을 때쯤 그 예문을 다시 꺼내 줍니다. 항목이 어떻게 정리돼 있는지는 단어 목록에서 볼 수 있습니다.
경계가 흐린 자리도 있습니다
정직하게 덧붙이면, 원어민 사이에서도 갈리는 단어가 있습니다.
data가 대표적입니다. 원래 datum의 복수형이라 The data are로 쓰는 것이 전통적인 용법이고 학술 글쓰기에서는 지금도 그렇게 쓰는 곳이 많습니다. 반면 일상적인 글에서는 불가산으로 보고 The data is라고 쓰는 쪽이 흔합니다. 어느 한쪽이 틀렸다고 잘라 말하기 어려운 상태이고, 사전마다 처리가 조금씩 다릅니다.
물질명사를 종류나 잔으로 셀 때도 경계가 움직입니다. two coffees는 커피라는 물질을 센 게 아니라 잔을 센 것이고, 메뉴판 맥락에서는 완전히 자연스럽습니다. cheese도 종류를 말할 때는 French cheeses처럼 씁니다.
결국 이 구분은 딱 떨어지는 이분법이라기보다, 단어마다 기본값이 있고 맥락이 그 기본값을 밀어낼 수 있는 것에 가깝습니다. 기본값을 알고 있어야 밀어냈을 때 그게 의도된 것인지 실수인지도 구분됩니다.
정리하면 가산·불가산은 문법 단원이 아니라 단어에 붙은 꼬리표입니다. 불규칙 복수형이 단어마다 외워야 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정보이고, 접근법도 같아야 합니다.
규칙을 찾는 데 쓰는 시간을 예문 한 줄 붙이는 데 쓰면 같은 문제가 훨씬 덜 돌아옵니다. 저는 이 주제가 문법책에 들어가 있는 것 자체가 학습자를 헤매게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문법 단원에 있으니 규칙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게 되고, 규칙이 없으니 자기가 못 찾은 거라고 여기게 됩니다. 처음부터 단어장 쪽 일이라고 알려 줬으면 훨씬 덜 돌아왔을 겁니다.
App Store에서 Vocaby 받기자주 묻는 질문
- 가산인지 불가산인지 구별하는 규칙이 있나요?
- 쓸 만한 경향은 있지만 규칙이라고 할 만한 건 없습니다. 액체나 추상 개념이 불가산인 경우가 많다는 정도인데, advice와 suggestion은 둘 다 추상인데 하나만 불가산입니다. 결국 단어마다 정해져 있는 정보라서, 예측하려 애쓰기보다 사전의 [C]와 [U] 표시를 보고 단어와 함께 외우는 편이 빠릅니다.
- 같은 단어가 셀 수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건 왜 그런가요?
- 뜻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paper는 재료를 가리킬 때 불가산이고 신문이나 논문을 가리킬 때 가산입니다. hair도 머리카락 전체는 불가산, 한 올씩은 가산입니다. 같은 철자를 쓰는 다른 뜻이라고 보는 편이 정확하고, 그래서 뜻을 외울 때 가산 여부도 뜻마다 따로 붙습니다.
- 불가산 명사의 개수를 말하려면 어떻게 하나요?
- 단위를 세는 말을 앞에 붙입니다. a piece of advice, two pieces of furniture, a bit of information처럼 씁니다. 종류를 강조할 때 a coffee나 two coffees처럼 가산으로 쓰는 경우도 있는데, 이건 잔이나 종류를 세는 것이지 물질 자체를 세는 게 아닙니다.
이어서 읽기
영어 단어, 하루에 몇 개 외우는 게 좋을까
정답 숫자는 없지만, 대부분에게는 하루 10~20개가 지치지 않고 오래 남는 지점입니다. 진짜 한계는 몇 개를 외우느냐가 아니라 몇 개를 계속 복습하느냐고요. 내게 맞는 개수 찾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읽기로 영어 어휘력 키우는 법
대부분의 넓은 어휘력은 읽기로 만들어집니다. 단어를 실제 문맥에서 반복해 만나기 때문이죠. 다만 노출과 기억은 다릅니다. 어휘를 위해 읽는 법과, 만난 단어를 남기는 법을 정리했습니다.
2026년 단어 암기 앱 추천: 솔직한 비교
2026년 단어 암기 앱을 공정하게 비교했습니다. Vocaby, Anki, Quizlet, Magoosh, WordUp, Memrise를 간격 반복, 발음, 무료 이용, 추천 대상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