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에도 격식이 있습니다. 다만 우리말 존댓말·반말처럼 어미로 나타나는 게 아니라, 주로 ‘단어 선택’으로 드러나요. buy냐 purchase냐, help냐 assist냐죠. 상황에 맞는 단어를 고르는 감각이, 시험 라이팅부터 이메일까지 영어의 인상을 크게 좌우합니다.
영어에도 ‘격식’이 있다
한국어를 쓸 때 우리는 상대와 상황에 맞춰 존댓말과 반말을 자연스럽게 오갑니다. 영어에도 똑같은 구분이 있어요. 다만 드러나는 방식이 다릅니다. 한국어는 ‘-습니다’와 ‘-해’처럼 어미로 격식을 표시하지만, 영어는 주로 ‘어떤 단어를 고르느냐’로 격식을 표시해요.
예를 들어 “도와줄게”와 “제가 돕겠습니다”의 차이를 영어는 help와 assist라는 다른 단어로 나타냅니다. 뜻은 같지만 assist가 더 격식 있게 들리죠. 이 구분을 모르면 캐주얼한 자리에서 너무 딱딱하게, 격식 있는 자리에서 너무 편하게 말하게 됩니다. 둘 다 원어민 귀에는 어딘가 안 맞게 들려요.
그래서 영어의 격식은 문법이 아니라 어휘의 문제입니다. 같은 뜻을 가진 두 단어 중 어느 쪽이 formal하고 어느 쪽이 casual한지 알면, 상황에 맞는 톤을 골라 쓸 수 있어요. 아래에서 그 감각을 하나씩 잡아 보겠습니다.
격식은 주로 ‘단어 선택’으로 드러난다
영어 단어가 격식 있게 느껴지는 데는 대략의 규칙이 있습니다. 크게 세 가지만 알아도 감이 잡혀요.
- 길고 라틴어에서 온 단어일수록 격식 있게 느껴진다. purchase, obtain, require처럼 라틴어 계열의 긴 단어가 formal한 쪽입니다.
- 짧고 일상적인 단어, 특히 구동사는 캐주얼하다. buy, get, find out처럼 짧거나 동사+소사 형태는 casual한 쪽이에요.
- 축약형은 캐주얼하다. don’t, it’s, can’t 같은 축약형은 대화나 편한 글에 쓰고, 격식 있는 글에서는 do not, it is로 풀어 씁니다.
정리하면, 뜻이 같은 두 단어를 두고 ‘더 길고 딱딱한가, 짧고 편한가’를 떠올리면 대개 격식의 방향이 보입니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이 감각만으로도 대부분의 상황을 넘길 수 있어요.
꼭 알아둘 격식 ↔ 비격식 단어
자주 쓰는 짝부터 익혀 두면 바로 써먹을 수 있습니다. 왼쪽이 캐주얼, 오른쪽이 격식 있는 표현이에요.
| 캐주얼 (informal) | 격식 (formal) | 뜻 |
|---|---|---|
| buy | purchase | 사다·구매하다 |
| get | obtain / receive | 얻다·받다 |
| need | require | 필요로 하다 |
| enough | sufficient | 충분한 |
| help | assist | 돕다 |
| ask for | request | 요청하다 |
| find out | discover | 알아내다 |
| talk about | discuss | 논의하다 |
| but | however | 그러나 |
| so | therefore | 따라서 |
| a lot of | numerous | 많은 |
| kids | children | 아이들 |
표를 보면 패턴이 보입니다. 왼쪽은 대체로 짧거나 구동사이고, 오른쪽은 라틴어 계열의 한 단어예요. 이 짝들을 뜻과 함께 익혀 두면, 상황에 따라 톤을 바꿔 쓸 수 있습니다.
구동사 vs 한 단어 동사
격식을 가르는 가장 흔한 축이 이겁니다. 영어는 같은 뜻을 구동사(동사+소사)로도, 라틴어에서 온 한 단어 동사로도 표현할 수 있는데, 대체로 구동사가 캐주얼하고 한 단어 동사가 격식 있어요.
예를 들어 ‘find out’과 ‘discover’는 둘 다 ‘알아내다’지만, 대화에서는 find out이 자연스럽고 보고서에서는 discover가 어울립니다. ‘ask for’와 ‘request’, ‘put off’와 ‘postpone’, ‘go up’과 ‘increase’도 같은 관계예요. 앞쪽은 편한 대화에, 뒤쪽은 격식 있는 글에 씁니다.
이 패턴을 알면 두 배로 이득입니다. 캐주얼하게 말할 땐 구동사를 꺼내 자연스럽게, 격식 있게 쓸 땐 한 단어 동사로 바꿔 또렷하게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같은 뜻이라도 구동사냐 한 단어냐에 따라 글의 온도가 달라지는 셈입니다.
어디서 어떤 걸 쓸까
격식의 방향을 알았다면, 이제 상황에 맞게 고르면 됩니다. 대략 이렇게 나눠 두면 편해요.
- 격식이 필요한 자리: 시험 에세이(IELTS·TOEFL 라이팅), 이메일과 보고서, 발표, 처음 보는 사람과의 공식적인 자리. 여기서는 purchase, require, however 같은 formal한 단어와 축약하지 않은 형태를 씁니다.
- 캐주얼해도 되는 자리: 친구와의 대화, 문자, SNS, 편한 사이의 이메일. 여기서는 buy, need, but에 축약형까지 자연스럽게 써도 좋아요.
핵심은 상대와 상황에 톤을 맞추는 겁니다. 이력서에 kids라고 쓰면 가볍게 보이고, 친구에게 문자로 “I require assistance”라고 하면 우스울 만큼 딱딱해요. 우리가 이미 한국어에서 하는 일, 상대에 맞춰 말투를 고르는 걸 영어에서는 단어로 하는 셈입니다.
문장으로 바꿔 보기
짝만 봐서는 감이 잘 안 오니, 한 문장을 통째로 바꿔 볼게요. 친구에게 할 법한 캐주얼한 문장이 있다고 합시다.
캐주얼: “I want to find out about the kids and get some help.” 격식: “I would like to obtain information about the children and request some assistance.”
같은 내용인데 find out을 obtain으로, kids를 children으로, get을 request로, help를 assistance로 바꾸고 want to를 would like to로 풀었더니 톤이 확 달라졌죠. 이메일이나 에세이라면 아래쪽이, 친구와의 대화라면 위쪽이 어울립니다. 단어 몇 개만 바꿔도 글 전체의 격식이 달라지는 것, 그게 영어 격식의 핵심입니다.
지나친 격식은 오히려 독
격식 있는 단어를 알게 되면 무조건 어려운 쪽을 쓰고 싶어지는데, 이게 흔한 함정입니다. 평범한 자리에서 formal한 단어만 골라 쓰면 딱딱하고 거만하게 들려요. 대표적인 예가 use면 될 자리에 굳이 utilize를 쓰는 겁니다. utilize는 특정한 뉘앙스가 있는 단어라, 아무 데나 넣으면 오히려 어색해요.
좋은 영어는 가장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상황에 딱 맞는 단어를 고르는 겁니다. 격식 있는 글이라고 모든 단어를 라틴어 계열로 바꿀 필요는 없어요. 자연스러운 formal은 필요한 곳에만 격식 있는 단어를 쓰고 나머지는 평범하게 두는 데서 나옵니다. 비슷한 뜻 단어들을 상황에 맞게 구별해 쓰는 감각은 비슷한 뜻 영어 단어 구별법에서도 다뤘어요.
시험 라이팅에서는 특히 중요하다
이 구분이 실제 점수로 이어지는 대표적인 곳이 시험 라이팅입니다. IELTS나 TOEFL의 에세이는 학술적이고 격식 있는 글을 기대해요. 그래서 kids, get, a lot of처럼 캐주얼한 단어나 don’t 같은 축약형을 쓰면 톤이 어긋나 점수에 손해를 봅니다.
반대로 같은 내용을 children, obtain, numerous처럼 격식 있는 단어와 풀어 쓴 형태로 표현하면 훨씬 적절하게 들려요. 단, 앞서 말한 함정을 잊지 마세요. 억지로 어려운 단어만 채우는 게 아니라, 캐주얼한 표현을 격식 있는 표현으로 ‘적절히’ 바꾸는 겁니다. 이런 대체 어휘를 늘리는 방법은 very 대신 쓰는 영어 단어와도 통합니다.
보캐비로 격식 감각 익히기
격식은 규칙표를 외운다고 잡히지 않습니다. 각 단어가 실제로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를 예문으로 봐야 감이 와요. 보캐비는 29,000개가 넘는 단어마다 예문이 붙어 있어서, purchase가 어떤 문장에 쓰이고 buy가 어떤 문장에 쓰이는지를 직접 보며 격식의 온도를 익힐 수 있습니다. 사전의 짧은 뜻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부분이죠.
단어마다 IPA 발음기호와 실제 음성도 있어서, 격식 있는 단어를 소리까지 함께 익혀 말할 때도 자신 있게 꺼내 쓸 수 있어요. FSRS 간격 반복은 새로 익힌 formal 단어를 잊을 때쯤 다시 띄워 줘서, 시험이나 이메일에서 필요할 때 실제로 떠오르게 해 줍니다. 예문으로 만나고, 소리로 익히고, 반복으로 붙들면, 상황에 맞는 단어를 고르는 감각이 자연스럽게 자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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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 영어에도 존댓말 같은 게 있나요?
- 있지만 방식이 다릅니다. 한국어는 어미와 호칭으로 격식을 나타내는데, 영어는 주로 '단어 선택'으로 드러나요. 같은 뜻이라도 buy 대신 purchase, help 대신 assist를 쓰면 더 격식 있게 들립니다. 대체로 짧고 일상적인 단어나 구동사는 캐주얼하게, 라틴어에서 온 길고 격식 있는 단어는 formal하게 느껴져요. 그래서 영어의 격식은 문법보다 어떤 단어를 고르느냐의 문제입니다.
- 시험 라이팅에서 격식이 왜 중요한가요?
- IELTS나 TOEFL 같은 시험의 에세이는 학술적이고 격식 있는 글을 기대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kids, get, a lot of처럼 캐주얼한 단어나 don't 같은 축약형을 쓰면 톤이 안 맞아 점수에 손해예요. children, obtain, numerous처럼 격식 있는 단어와 축약하지 않은 형태를 쓰면 더 적절하게 들립니다. 다만 억지로 어려운 단어만 골라 쓰면 어색해지니, 상황에 맞는 자연스러운 격식을 익히는 게 핵심입니다.
- 격식 있는 단어를 많이 쓸수록 좋은가요?
- 아니요, 지나치면 오히려 어색합니다. 평범한 대화에서 formal한 단어만 쓰면 딱딱하고 거만하게 들려요. use면 충분한 자리에 굳이 utilize를 쓰는 건 대표적인 과잉 격식입니다. 좋은 영어는 가장 어려운 단어가 아니라 상황에 맞는 단어를 고르는 거예요. 캐주얼한 자리엔 캐주얼하게, 격식 있는 자리엔 격식 있게. 그 감각은 단어를 예문 속에서 만나며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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