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준비

토익 단어 다 외웠는데 점수가 그대로인 이유

Vocaby Team 6 분 분량
따뜻한 종이 질감 카드 위의 retain — 외운 단어가 시험에서 꺼내지지 않는 상황을 상징

단어장을 다 외웠는데 점수가 그대로라면 대개 양의 문제가 아닙니다. 토익은 파트마다 단어를 아는 깊이를 다르게 요구하는데, 단어장 암기로 채워지는 건 그중 가장 얕은 한 층입니다. 회독을 늘리기 전에 어느 층이 비어 있는지부터 찾는 편이 빠릅니다. 특히 LC가 안 움직인다면 어휘량이 아니라 소리 쪽이 비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단어를 안다는 말에는 네 층이 있다

“이 단어 알아”라는 말은 실제로 네 가지 서로 다른 상태를 가리킵니다.

맨 아래가 재인입니다. 철자를 보면 뜻이 떠오르는 상태고, 단어장을 넘기며 확인하는 게 정확히 이 층입니다. 여기서 한 칸 올라가면 인출이 됩니다. 뜻만 주어졌을 때 단어를 스스로 꺼내는 것으로, 직접 해 보면 앞의 것과 난이도가 꽤 다릅니다.

나머지 둘은 성격 자체가 다릅니다. 청각 재인은 그 단어가 소리로 지나갈 때 알아채는 능력인데, 눈으로 외운 사람에게는 거의 비어 있습니다. 산출은 문장 안에서 품사와 짝을 맞춰 직접 써내는 단계고요.

문제는 이 넷이 자동으로 따라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첫 번째 층만 두껍게 쌓아도 단어장 위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시험지에서 갈리는 건 나머지 세 층이고요.

토익에 자주 나오는 attachment로 네 층을 한 번 세워 보겠습니다. 철자를 보고 첨부파일이 떠오르면 재인은 된 겁니다. 반대로 “첨부”라는 뜻만 주어졌을 때 attachment가 튀어나오면 인출까지 된 거고요. 그 단어가 /əˈtætʃmənt/로 지나갈 때 알아들으면 청각 재인이 있는 것이고, attach a file to the email처럼 뒤에 붙는 전치사까지 맞춰 쓸 수 있으면 산출입니다. 네 가지가 전부 같은 단어 하나에 대한 이야기인데, 실제로는 사람마다 첫 번째만 되거나 세 번째가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

자기 상태는 30초면 확인됩니다. 안다고 생각하는 단어 열 개를 고른 다음, 뜻을 가리고 떠올려 보고, 소리 내어 발음해 보고, 같이 쓰는 단어를 하나씩 붙여 봅니다. 셋 다 되는 단어가 몇 개인지 세어 보면 지금 어느 층에서 멈춰 있는지가 그대로 나옵니다. 대개는 첫 번째만 통과하고 두 번째부터 무너집니다.

파트마다 요구하는 층이 다르다

토익 LC는 Part 1부터 4까지, RC는 Part 5부터 7까지입니다. 같은 단어를 알고 있어도 파트마다 필요한 층이 다릅니다.

파트주로 요구하는 층단어장 암기로 커버되나
Part 1~4 (LC)청각 재인거의 안 됨
Part 5품사 감각, 연어부분적
Part 6문맥 연결부분적
Part 7빠른 재인되지만 속도가 관건

표를 보면 단어장 암기가 정면으로 듣는 칸은 Part 7 하나입니다. 나머지는 같은 단어를 다른 방식으로 알고 있어야 하는 파트고요. 단어를 늘려도 LC가 그대로인 건 이상한 일이 아니라 당연한 결과에 가깝습니다.

LC가 유독 안 오르는 이유

눈으로 외운 단어에는 소리가 붙어 있지 않습니다. 머릿속에 저장된 건 철자의 모양이고, 시험장에서 들리는 건 그 모양과 꽤 다른 소리입니다.

comfortable이 대표적입니다. 철자대로 네 음절을 기대하고 있으면 /ˈkʌmftərbəl/로 지나가는 세 음절짜리 소리를 못 잡습니다. vegetable /ˈvedʒtəbəl/도 마찬가지고, Wednesday /ˈwenzdeɪ/처럼 아예 글자 하나가 발음되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려운 단어가 아닙니다. 뜻은 다들 알고 있는 단어인데 소리로는 처음 만나는 겁니다.

여기에 문장 속 연음이 겹칩니다. 단어 하나씩 또박또박 끊어 읽는 일은 없으니까요. check in은 “체크 인”이 아니라 “체킨”에 가깝게 붙고, pick it up은 “피키럽”처럼 한 덩어리로 지나갑니다. 개별 단어의 소리를 모르는 상태에서 이렇게 이어진 소리를 잘라내기는 훨씬 어렵습니다.

여기서 흔한 오진이 하나 나옵니다. 안 들리니까 듣기 양이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문제 풀이를 더 늘리는 겁니다. 그런데 소리를 모르는 단어는 백 번을 들어도 그냥 백 번 스쳐 지나갑니다. 소리와 뜻이 연결된 적이 없으니 노출만으로는 붙지 않습니다. LC 점수가 안 움직인다면 단어 수를 늘리기 전에, 그리고 문제를 더 풀기 전에, 이미 아는 단어의 소리부터 채우는 게 순서입니다.

Part 5는 뜻이 아니라 자리를 묻는다

Part 5 빈칸 문제를 뜻으로만 접근하면 자주 틀립니다. 상당수가 이 자리에 어떤 품사가 들어가는지를 묻기 때문입니다.

선택지에 같은 어근의 네 가지 형태가 나란히 놓이는 유형을 떠올려 보면 분명해집니다. 명사, 형용사, 부사, 동사가 한 줄로 있고 뜻은 다 비슷합니다. 뜻을 아무리 정확히 알아도 빈칸 앞뒤 구조를 못 읽으면 찍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연어도 같은 문제입니다. decision은 make와 붙고 do와는 안 붙습니다. 뜻으로만 보면 둘 다 “결정을 하다”라서 구분할 근거가 없는데, 시험은 이 짝을 압니다. 단어의 뜻만 저장해 두면 알 방법이 없는 정보입니다.

Part 6도 성격이 비슷합니다. 빈칸 하나만 보고 고르면 여러 개가 다 말이 되는데, 앞뒤 문장까지 읽으면 하나로 좁혀지는 유형이 많습니다. 단어를 낱개로 외운 사람에게 특히 불리한 구조입니다.

그래서 Part 5와 6을 겨냥한다면 단어를 외울 때 품사와 같이 다니는 단어를 한 덩어리로 넣어 두는 편이 낫습니다. 어떤 단어부터 볼지는 토익 필수 어휘 정리에 따로 적어 두었습니다.

Part 7에서 막히는 건 어휘량이 아닐 수 있다

Part 7을 끝까지 못 푸는 사람은 흔히 어휘가 부족하다고 진단합니다. 실제로는 재인 속도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단어라도 0.3초 만에 뜻이 떠오르는 것과 2초 걸려 떠오르는 것은 독해에서 전혀 다른 경험입니다. 후자는 문장을 읽는 동안 앞부분을 잊어버리게 만들고, 결국 같은 줄을 두 번 읽게 됩니다. 지문 하나에서 이런 단어를 열 번 만나면 시간은 그대로 사라집니다.

이 층은 단어를 더 외워서가 아니라 이미 아는 단어를 더 빠르게 만들어서 채워집니다. 뜻을 가리고 즉각 떠올리는 연습이 이 구간에서는 제일 빠른 길입니다.

단어장을 다시 도는 게 왜 헛돌까

회독을 늘려도 체감이 없는 이유는 재인 착시 때문입니다.

단어장을 펼치면 단어와 뜻이 나란히 있습니다. 눈이 뜻을 먼저 읽고 나면 “아, 알지”라는 감각이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이건 기억을 꺼낸 게 아니라 답을 보고 확인한 것에 가깝습니다. 그런데 이 감각이 상당히 강해서, 실제 인출 능력과 구분이 잘 안 됩니다.

시험장에는 옆에 뜻이 없습니다. 그래서 단어장에서는 다 아는 것 같던 단어가 문제지에서는 안 떠오릅니다. 확인이 아니라 인출로 바꾸는 것만으로 같은 시간에 남는 양이 달라집니다. 이 차이는 인출 연습이 왜 중요한지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그래서 뭘 바꿔야 하나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 되는 것들이 있습니다.

  • 뜻을 가리고 먼저 떠올린 다음에 확인합니다. 틀려도 괜찮고, 오히려 틀린 쪽이 더 남습니다.
  • 단어를 외울 때 소리를 같이 넣습니다. 발음기호와 실제 발음을 한 번씩 듣고 넘어가면 LC에서 만날 때 알아볼 확률이 올라갑니다.
  • 품사와 짝을 같이 저장합니다. decision 하나가 아니라 make a decision으로 넣어 두는 식입니다.
  • 간격을 두고 다시 만납니다. 하루에 몰아서 다섯 번 보는 것보다 닷새에 걸쳐 한 번씩 보는 쪽이 오래 남습니다.
  • 파트별로 목표를 정합니다. LC가 약하면 소리를, Part 5가 약하면 품사와 연어를 채우는 식으로 나눠서 접근합니다.

며칠 만에 되는 일은 아닙니다

한 가지는 솔직하게 적어 둡니다. 위의 방식은 단어장을 빠르게 넘기는 것보다 처음에는 느리게 느껴집니다. 뜻을 가리고 떠올리는 데는 시간이 걸리고, 소리를 같이 듣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대신 남는 비율이 다릅니다. 하루에 백 개를 훑고 다음 주에 스무 개가 남는 것과, 하루에 서른 개를 제대로 넣고 스무 개가 남는 것은 결과가 같지만 들인 시간이 다릅니다. 시험이 며칠 남지 않았다면 이미 아는 단어의 소리를 채우는 쪽이, 새 단어를 늘리는 쪽보다 점수에 가깝습니다. 간격 반복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는 간격 반복 학습 쪽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보캐비는 어디에 들어가나

이 글에서 비어 있다고 지적한 층들이 대부분 도구로 메워지는 부분입니다.

보캐비에는 29,000개가 넘는 단어가 들어 있고, 모든 단어에 발음기호와 실제 발음 오디오가 붙어 있습니다. 눈으로만 저장되던 단어에 소리를 같이 넣는 작업이 따로 품이 들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복습은 FSRS 간격 반복이 잡아 주기 때문에, 잊을 때쯤 다시 올라옵니다. 카드를 넘길 때마다 답을 보기 전에 먼저 떠올리게 되어 있어서 확인이 아니라 인출이 됩니다.

단어장을 한 권 더 사기 전에, 지금 아는 단어들이 네 층 중 어디까지 채워져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모든 단어에 발음기호와 오디오, 예문, 간격 반복이 함께 있습니다. App Store에서 보캐비 받기.

자주 묻는 질문

토익 단어장을 몇 회독 하면 점수가 오르나요?
회독 수로 답하기 어려운 질문입니다. 같은 책을 세 번 봐도 매번 뜻을 눈으로 확인만 했다면 채워지는 건 재인 한 층뿐이고, LC에서 필요한 청각 재인이나 Part 5에서 필요한 품사 감각은 그대로 비어 있습니다. 회독을 늘리기 전에 어느 파트에서 막히는지부터 보고, 그 파트가 요구하는 층을 채우는 방식으로 바꾸는 편이 빠릅니다.
단어는 아는데 LC에서 안 들립니다. 왜 그런가요?
단어를 철자 모양으로만 저장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comfortable을 글자 그대로 네 음절로 기억해 두면 실제로 들리는 세 음절짜리 소리와 연결되지 않습니다. 눈으로는 아는 단어인데 귀로는 처음 듣는 소리가 되는 겁니다. 외울 때 발음기호와 소리를 같이 넣어 두면 이 간극이 줄어듭니다.
Part 5는 단어 뜻만 알면 풀 수 있지 않나요?
뜻만으로 풀리는 문제도 있지만 상당수는 자리를 묻습니다. 빈칸에 명사가 들어갈지 형용사가 들어갈지, 이 동사 뒤에 어떤 전치사가 붙는지를 아는 문제라서 뜻을 정확히 알아도 품사와 연어를 모르면 틀립니다. 단어를 외울 때 품사와 자주 붙어 다니는 짝을 같이 저장해 두는 게 이 유형에 직접 듣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