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 학습 팁

동의어를 한꺼번에 외우면 안 되는 이유

Vocaby Team 7 분 분량
mnemonic 단어와 발음기호가 들어간 보캐비 단어 카드

비슷한 뜻의 단어를 한자리에서 같이 외우면 각각이 더 안 외워집니다. 뜻이 거의 겹치는 단어들은 서로를 구별할 단서가 거의 없어서 기억 속에서 뭉개지기 때문입니다. 2022년 연구에서 서로 무관한 단어의 회상률은 56%였는데, 뜻으로 묶어 제시한 단어는 43%에 그쳤습니다.

이 숫자가 성가신 이유는, 뜻으로 묶는 방식이 사실상 모든 단어장의 기본 형식이기 때문입니다. ‘행복하다’ 뜻 단어 열 개. ‘말하다’ 뜻 단어 열다섯 개. 성격 묘사 형용사 스무 개. 너무 당연해서 아무도 의심하지 않는 배열인데, 하필 단어를 처음 머리에 넣는 순간에는 가장 불리한 배열입니다.

가장 안 남는 단어장

그 페이지를 떠올려 보세요. glad, cheerful, content, elated, jubilant, buoyant, merry, upbeat. 여덟 개, 한 페이지, 한나절.

다 보고 나면 여덟 개를 외운 기분이 듭니다. 일주일 뒤에 꺼낼 수 있는 건 두 개쯤이고, elated와 jubilant 중에 뭐가 더 센 말이냐고 물으면 답이 안 나옵니다. 실제로 남은 건 ‘대충 기쁘다’는 뿌연 덩어리 하나와, 그 위에 아무 데도 안 붙은 채 떠다니는 라벨 여덟 개입니다.

노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 여덟 개를 갈라놓을 정보라고는 뜻이 살짝 어긋나는 얇은 지점뿐인데, 그걸 여덟 개나 한자리에서 집어넣으려 했으니까요.

뜻이 겹치면 머릿속에서 벌어지는 일

새 단어는 붙잡을 수 있는 고리와 함께 저장됩니다. 소리, 철자, 처음 만난 문장, 떠오른 장면, 그때의 기분 같은 것들이요. 서로 다른 단어는 이 고리가 저절로 달라집니다. anchorvelvet은 겹치는 게 없으니 부딪힐 일도 없습니다.

그런데 뜻이 비슷한 단어들은 고리까지 똑같이 들고 옵니다. 뜻도 비슷하고, 말투 수준도 비슷하고, 품사도 대개 같고, 단어장에서 만난 자리까지 같습니다. elated와 jubilant를 갈라놓는 건 강도의 미묘한 차이와 쓰임새 차이뿐인데, 이 둘은 초보자에게 아직 없는 정보입니다.

그래서 기억의 흔적이 서로 겹치고, 하나를 꺼내려 하면 전부가 섞인 덩어리가 딸려 나옵니다. 심리학에서는 1930년대부터 이걸 간섭이라고 불러 왔습니다. 언어에만 해당되는 이야기도 아닙니다. 아주 비슷한 것 여러 개를 한 시간대에 배우면 무엇을 배우든 일어납니다.

여기서 어긋나는 건 사실 두 가지인데, 겪는 사람 입장에서는 하나로 느껴집니다. 첫 번째는 넣을 때 생깁니다. ‘차이’로 저장할 만한 게 없으니 애초에 부실하게 들어갑니다. 두 번째는 꺼낼 때 생깁니다. 들어가긴 제대로 들어갔는데 하나를 꺼내려 하면 이웃 단어들이 같이 후보로 올라와서 어느 쪽인지 판단이 안 됩니다. 동의어 목록은 이 둘을 동시에 안깁니다. jubilant를 보면 만난 적 있다는 건 알고, 대충 어느 동네 단어인지도 아는데, 막상 문장으로는 못 뱉는 그 특유의 감각이 여기서 나옵니다. 알아보는 능력은 살아남고 쓰는 능력은 안 남습니다.

이 격차가 쓸 만한 신호입니다. 목록에서 아홉 개를 알아보는데 쓸 수 있는 게 두 개라면, 노출 횟수가 모자랐다는 뜻이 아닙니다. 그 단어들을 서로 다르게 만들어 준 게 아무것도 없었다는 뜻입니다.

연구는 어떻게 나왔나

25년에 걸친 세 연구가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연구방식결과
Tinkham (1997), Second Language Research 13권 2호뜻으로 묶은 세트, 상황으로 묶은 세트, 무관한 세트를 비교뜻으로 묶으면 학습을 방해했고, 상황으로 묶으면 도움이 됨
Erten & Tekin (2008), System새 단어를 뜻 기준 세트와 무관한 세트로 나눠 제시뜻으로 묶인 단어는 완전히 익히기까지 반복이 더 많이 필요
Pérez-Serrano, Nogueroles-López & Duñabeitia (2022), Frontiers in Psychology 13권대학생 102명이 목표 단어 12개가 들어간 자막 영상을 시청8회 노출 시점에서 회상률이 무관한 단어 56.4%, 묶인 단어 42.6%. 재인은 70.8% 대 59.0%

2022년 연구에서 의외였던 건 이 대목입니다. 노출을 늘릴수록 두 조건의 격차가 좁혀지기는커녕 오히려 벌어졌습니다. 양쪽 다 좋아지긴 했고, 무관한 쪽이 더 빨리 좋아졌을 뿐입니다. 그러니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처방, 동의어 목록을 몇 번 더 돌리는 방법이 하필 데이터가 안 된다고 말하는 방법입니다.

뜻으로 묶는 것과 상황으로 묶는 것은 다릅니다

이 구분이 연구 결과를 실제로 쓸 수 있게 만들어 주는데, 대개 여기서 놓칩니다.

뜻 기준 묶음은 비슷한 의미의 단어를 모읍니다. eye, nose, ear, mouth, chin. 같은 범주에 문장에서 자리도 같고, 아직 모르는 사람 눈에는 아무거나 갖다 써도 될 것처럼 보입니다.

상황 기준 묶음은 뜻은 다른데 같은 장면에 속하는 단어를 모읍니다. Tinkham이 든 예가 frog, green, hop, pond, slippery, croak입니다. 명사, 색깔, 동사, 장소, 형용사, 소리. 한 장면으로 묶이니까 서로 경쟁하는 대신 서로의 단서가 됩니다.

Tinkham의 실험에서 상황 기준 묶음은 손해를 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무 관계 없는 대조군까지 앞질렀습니다. 그래서 ‘무작위로 외워라’는 여기서 끌어낼 교훈이 아닙니다. 어떤 종류의 관련성에 기대고 있느냐가 갈림길입니다.

뜻 기준 묶음상황 기준 묶음
예시strident, raucous, shrill, piercingsiren, dawn, wake, groggy, curtain
공유하는 것정의상황
품사대개 동일대개 섞임
학습에 미치는 영향간섭지지

그런데 왜 다들 그렇게 만들까

뜻으로 묶는 게 불리한 배열이라면, 어쩌다 그게 표준이 됐을까요. 답은 좀 시시합니다. 대신 알고 나면 단어장을 펼칠 때 내가 뭘 들고 있는 건지가 달라 보입니다.

범주는 만들기가 쌉니다. ‘화나다 뜻 단어 스무 개’는 저절로 써집니다. 유의어 사전을 펴면 되는데, 유의어 사전은 애초에 뜻으로 색인된 물건이라 한 칸을 그대로 옮겨 적으면 끝입니다. 반면 상황 기준 묶음은 장면을 지어내야 하고, 그 단어들이 진짜로 같이 나오는지도 확인해야 합니다. 한쪽은 찾아보기입니다. 다른 쪽은 집필이고요. 쏟아지는 양은 늘 싼 쪽을 따라갔습니다.

게다가 범주는 ‘학습이 아닌 용도’에는 실제로 더 좋습니다. 글을 쓰다가 angry보다 센 단어가 필요할 때는 뜻 기준 목록이 정확히 맞는 도구입니다. 개념은 이미 알고 라벨만 필요한 상황이니까요. 이미 아는 단어를 복습할 때도 뜻으로 묶여 있으면 비교가 빠릅니다. 이 형식은 만들어진 목적에는 충실합니다. 다만 하필 가장 손해가 큰 단계에 있는 사람 손에 쥐여지고, 우리가 단어장을 펼치는 시점이 대개 그 단계입니다.

연구가 깔끔하지만은 않은 지점

두 가지는 짚고 가야 합니다. 이 결과가 실제 문헌보다 훨씬 단정적으로 인용되는 경우가 많아서요.

첫째, 결과가 만장일치는 아닙니다. 묶어서 제시하든 아니든 차이가 없다고 보고한 연구도 있고, 묶는 쪽이 유리했다는 보고도 소수 있습니다. 효과 자체는 실재하고 여러 번 재현됐지만 자연법칙 같은 건 아니고, 실험 설계에 따라 효과 크기가 꽤 흔들립니다.

둘째, 이 효과는 처음 만날 때 가장 뚜렷합니다. 단어가 진짜 새것이고 나란히 입력될 때 나타납니다. cheerful을 이미 확실히 알고 있는 상태에서 옆에 jubilant를 놓는 건 완전히 다른 작업입니다. 이때 아는 단어는 경쟁자가 아니라 기준점이 됩니다. 동의어 비교는 이미 가진 단어를 다듬는 데는 아주 좋고, 없는 단어를 새로 얻는 데는 나쁩니다.

이 구분이 상급자들의 공부법과 어긋나 보이는 부분을 대부분 설명해 줍니다. ‘동의어는 쳐다보지도 마라’가 잘못된 결론인 이유이기도 하고요.

비슷한 단어를 떨어뜨려 놓는 법

실천할 건 몇 개 안 됩니다. 참고로 저는 첫 번째 규칙을 제일 자주 어깁니다.

  • 한 묶음에 하나만. 새 단어를 넣을 때 비슷한 뜻 무리에서는 하나만 통과시키세요. 나머지는 버리는 게 아니라 대기입니다.
  • 먼저 넣은 단어가 단단해질 때까지 기다리세요. 단단하다는 건 문장에서 막힘없이 쓸 수 있다는 뜻이지, 한 번 알아봤다는 뜻이 아닙니다.
  • 새 단어마다 출처가 다른 문장을 붙이세요. 단어를 갈라놓는 일은 문맥이 해 줍니다.
  • 세트로 공부하고 싶으면 상황으로 묶으세요. 주제를 파고 싶다면 범주 말고 장면을 가져오면 됩니다. 품사는 섞이는 게 정상입니다.
  • 뜻이 아닌 고리를 쓰세요. 뜻이 못 갈라놓는 단어를 소리와 강세가 갈라놓습니다. elated와 jubilant는 뜻이 거의 같은데 소리는 전혀 안 닮았고, 그 차이는 공짜로 얻는 저장 공간입니다.

한 묶음에 몇 개를 넣는 게 적당한지는 하루에 몇 단어를 외워야 하는지에서 따로 다뤘습니다.

앞의 여덟 개짜리 목록으로 구체화해 보겠습니다. 첫 주에는 elated 하나만 가져가고 나머지 일곱은 대기입니다. 실제 문장에서 만나고 몇 번 복습하다 보면 셋째 주쯤에는 멈칫하지 않고 쓰게 됩니다. 그때 jubilant를 들입니다. 이제 이 단어에는 할 일이 생깁니다. elated보다 더 요란하고 더 여럿이 함께하는 쪽이라는 자리요. 여섯째 주에 content가 들어오면 반대편 끝의 조용한 쪽으로 자기를 정의합니다. 매번 이미 있는 배경 위로 들어오는 겁니다.

여섯 주에 세 개는 한나절에 여덟 개보다 한참 느려 보입니다. 그런데 그 한나절로부터 여섯 주가 지난 시점에 남아 있는 건 여덟 중 두 개입니다. 그때쯤이면 느린 쪽이 이미 앞서 있고, 이후로도 뒤처지지 않습니다. 세 단어가 뿌연 덩어리를 공유하는 대신 각자의 자리를 갖고 있으니까요.

이미 가진 동의어 목록은 어떻게 하나

버릴 필요는 없습니다. 용도를 바꾸면 됩니다.

동의어 목록은 학습 순서로는 나쁘고 참고 자료로는 좋습니다. 그대로 두고 연구가 지지하는 방향으로 쓰세요. 이미 잘 아는 단어가 복습에 나왔을 때 목록을 펼쳐서, 이 중 뭐가 한 단계 더 센 말인지, 뭐가 더 격식 있는지, 말할 때는 절대 안 쓸 것 같은 게 뭔지 따져 보는 겁니다. 기반 위에서 다듬는 작업이고, 단어 비교가 값을 하는 자리가 여기입니다.

또 하나는 진단용입니다. 비슷한 뜻 단어 목록을 훑으면서 오늘 당장 문장에 쓸 수 있는 것에만 표시해 보세요. 보통 열 개 중 한두 개입니다. 그 목록이 나머지 여덟 개는 못 가르쳤다는 뜻이고, 거기에 또 한나절을 쓰기 전에 알아 두면 좋은 사실입니다. 뜻이 겹치는 단어들의 실제 쓰임 차이는 비슷한 뜻 영어 단어를 뉘앙스로 구별하는 법에서 짝별로 정리해 뒀습니다.

보캐비는 비슷한 단어를 어떻게 다루나

보캐비는 FSRS 간격 반복을 씁니다. 단어마다 그 단어에서 본인이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각자의 복습 간격이 잡힙니다. 여기에 쓸모 있는 부수 효과가 하나 있습니다. 같은 날 넣은 동의어 두 개가 거의 바로 같이 다니기를 멈춘다는 겁니다. 쉬웠던 쪽은 긴 간격으로 밀려나고 어려운 쪽은 계속 돌아오니까, 두어 주만 지나면 둘은 완전히 다른 날에 뜹니다. 따로 계획할 필요가 없습니다. 일정이 짜이면서 저절로 떨어집니다.

나머지 절반은 고리입니다. 보캐비에 있는 29,000개가 넘는 단어에는 전부 발음기호와 음성이 붙어 있어서, 단어가 뜻만 달랑 오는 게 아니라 소리와 강세를 달고 도착합니다. 뜻이 거의 같은 단어들에서는 소리가 유일하게 진짜로 다른 부분인 경우가 많은데, 글로 된 목록은 바로 그 부분을 통째로 빼놓습니다. 항목 하나가 어떻게 구성되는지는 단어 페이지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런다고 동의어 목록이 처음 만나는 날 좋은 방법이 되지는 않습니다. 다만 복습 일정까지 나를 상대로 싸우지는 않게 됩니다.

한 단어를 제대로 익히고, 이웃 단어들은 나중에 만나세요. 그때는 다르다고 말할 기준이 생겨 있습니다.

App Store에서 보캐비 받기

자주 묻는 질문

그럼 동의어는 아예 보면 안 되나요?
아닙니다. 문제는 단어가 아니라 시점입니다. glad, cheerful, elated를 한자리에서 외우면 거의 같은 뜻 세 개를 동시에 집어넣게 되고, 그때 서로 뭉개집니다. 하나를 먼저 익히고 나머지는 몇 주 뒤에 만나면 각각 붙을 자리가 생깁니다.
그러면 무엇을 기준으로 묶어야 하나요?
뜻이 아니라 상황으로 묶으세요. boarding pass, delay, gate, overhead, aisle 같은 묶음은 장면을 공유할 뿐 뜻이 겹치지 않아서, 서로 경쟁하지 않고 오히려 단서가 됩니다. 연구에서는 이런 배열을 주제별 묶음이라고 부르고, 대체로 도움이 되는 쪽으로 나옵니다.
affect와 effect처럼 헷갈리는 짝에도 해당되나요?
절반만 해당됩니다. 그 짝은 뜻보다 철자와 소리 때문에 헷갈리는 경우라 해법이 다릅니다. 다만 시점 원칙은 그대로입니다. 둘을 같은 날 처음 만나는 것보다, 하나를 확실히 익힌 뒤 나머지를 얹는 편이 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