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휘 학습 팁

구동사는 못 외우는 게 아니라 안 쓰는 겁니다

Vocaby Team 6 분 분량
Vocaby 단어 카드 - fluent와 발음기호

구동사가 안 외워지는 것처럼 느껴지지만, 실제로 막히는 지점은 다릅니다. read up on을 글에서 만나면 대개 알아봅니다. 그런데 직접 말할 차례가 되면 언제나 research가 먼저 나옵니다. 뜻을 몰라서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꺼내 쓰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고, 그래서 목록을 하나 더 외우는 방식으로는 잘 고쳐지지 않습니다.

알아보는 것과 꺼내 쓰는 것은 다른 능력입니다

어휘력을 하나의 숫자로 말하는 습관이 있지만, 실제로는 두 종류가 따로 놉니다. 읽거나 들었을 때 알아보는 어휘가 있고, 필요할 때 스스로 꺼내 쓰는 어휘가 있습니다. 앞의 것이 항상 훨씬 큽니다. 누구나 그렇고, 원어민도 그렇습니다.

구동사는 이 격차가 유난히 크게 벌어지는 자리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구동사는 글보다 말에서 훨씬 자주 쓰이는데, 한국에서 영어를 배운 사람의 입력은 압도적으로 읽기 쪽에 쏠려 있습니다. 교과서, 문제집, 시험 지문, 논문. 전부 구동사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는 종류의 텍스트입니다.

그 결과가 좀 이상합니다. 시험은 잘 보는데 말은 딱딱한 사람, 어려운 단어는 아는데 정작 쉬운 표현이 안 나오는 사람. 어휘력 자체가 모자란 건 아닙니다. 한쪽으로 쏠려 있을 뿐이죠.

라틴어 계열 한 단어로 도망갑니다

영어에는 같은 뜻을 두 가지로 말하는 길이 자주 있습니다. 게르만계 뿌리에서 온 짧은 동사에 부사를 붙인 구동사가 하나, 라틴어나 프랑스어에서 들어온 한 단어짜리 동사가 다른 하나입니다.

일상 (구동사)격식 (라틴어 계열)
put offpostpone미루다
find outdiscover알아내다
give upabandon포기하다
look intoinvestigate조사하다
come up withdevise생각해 내다
put up withtolerate참다
turn downreject거절하다
go overreview검토하다
bring upmention꺼내다
carry outconduct수행하다

한국 학습자는 거의 예외 없이 오른쪽 열을 먼저, 그리고 더 확실하게 배웁니다. 시험에 나오는 쪽이 오른쪽이고, 단어장에 실리는 쪽도 오른쪽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그 다음입니다. 오른쪽 단어를 확실히 알고 있으면, 말할 때 굳이 왼쪽을 찾을 이유가 없어집니다. postpone이 이미 입에 붙어 있는데 put off를 꺼낼 동기가 생기지 않습니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면 문법은 정확한데 일상 대화에서 혼자 보고서를 읽는 것처럼 들리는 영어가 완성됩니다.

틀린 영어는 아닙니다. 자리에 안 맞을 뿐이죠. 어느 쪽을 쓰느냐가 아니라 한쪽밖에 못 쓴다는 게 문제입니다. 격식과 일상의 경계는 영어 격식 표현과 캐주얼 표현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부사가 뜻을 만드는 방식, 어디까지 믿을 수 있나

구동사 학습법 중에 부사의 이미지를 잡으라는 조언이 널리 퍼져 있습니다. up은 완료, out은 밖으로 또는 소진, off는 분리. 절반은 맞는 말입니다.

실제로 up이 완료를 나타내는 무리는 뚜렷합니다. eat up은 다 먹는 것이고, drink up도 finish up도 같은 결입니다. out에도 소진의 감각이 있습니다. run out은 떨어지는 것이고 sold out은 다 팔린 상태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멈춰야 합니다. give up의 up은 완료가 아닙니다. look up은 사전에서 찾는다는 뜻인데 위쪽과 아무 상관이 없습니다. take after는 닮았다는 뜻인데 after만 들여다봐서는 평생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선을 그어 두고 씁니다. 부사의 규칙성은 이미 뜻을 아는 구동사를 기억에 붙들어 두는 고리로는 훌륭합니다. 처음 보는 구동사의 뜻을 짐작하는 도구로는 자주 틀립니다. 이 구분을 안 하면 자신 있게 틀리게 되는데, 모른 채 틀리는 것보다 고약합니다.

분리되는 것과 안 되는 것

목록만 외워서는 절대 안 보이는 정보가 하나 있습니다. 목적어를 어디에 놓느냐입니다.

  • 분리되는 것이 있습니다. turn off the light도 turn the light off도 맞습니다
  • 그런데 목적어가 대명사면 반드시 사이에 넣어야 합니다. turn it off는 맞고 turn off it은 틀립니다
  • 아예 안 갈라지는 것도 있습니다. look after the baby는 되지만 look the baby after는 안 됩니다
  • 이런 구동사는 대명사도 못 끼웁니다. look after her는 맞고 look her after는 틀립니다
  • 목적어가 길어지면 붙여 쓰는 쪽이 자연스럽습니다. turn off the light in the hallway처럼요

대명사 규칙이 특히 중요합니다. 짧은 대명사가 문장 끝에 혼자 떨어지는 걸 영어가 싫어하기 때문인데, 이걸 모르면 turn off it 같은 문장을 계속 만들게 됩니다. 그리고 이 정보는 뜻만 적힌 목록 어디에도 나오지 않습니다.

분리 가능 여부는 규칙으로 외우기보다 문장째로 만나는 편이 빠릅니다. turn it off를 통째로 익히면 규칙을 몰라도 틀리지 않습니다.

구동사는 눈보다 귀로 먼저 옵니다

구동사가 실제로 쓰이는 자리는 대화입니다. 그리고 대화 속도에서 구동사는 글자대로 들리지 않습니다.

pick it up은 세 단어지만 실제 소리는 하나로 뭉칩니다. give up on it도 마찬가지고, 강세는 대개 동사가 아니라 부사에 붙습니다. turn it OFF에서 힘이 들어가는 자리는 off입니다. 한국어에는 없는 리듬이라 처음에는 잘 안 잡힙니다.

여기서 악순환이 생깁니다. 안 들리면 익숙해지지 않고, 익숙하지 않으면 말할 때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구동사를 글자로만 공부하면 목록은 늘어나는데 실제 대화에서는 여전히 못 알아듣는 상태가 이어집니다.

소리를 같이 익혀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발음기호를 한글로 적어 두면 정확히 이 대목에서 무너집니다. 그 이유는 영어 발음기호 읽는 법에 정리해 뒀습니다.

목록 100개를 외우면 왜 실패하나

한국어로 검색하면 구동사 예문 100개, 124개, 200개짜리 정리 글이 쏟아집니다. 나쁜 자료는 아닙니다. 다만 그 자료가 늘려 주는 건 수용 어휘입니다.

읽어서 알아보는 능력은 목록으로 늘어납니다. 꺼내 쓰는 능력은 그렇지 않습니다. 산출 어휘는 실제로 꺼내 써 봐야 늘고, 목록을 훑는 동안 꺼내 쓰는 연습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한 번에 100개를 다루면 서로 비슷해 보여서 오히려 헷갈립니다. put off, put up with, put out, put through를 나란히 놓으면 다음 날 어느 게 어느 것인지 섞입니다.

방향을 뒤집으면 훨씬 빠릅니다

새 목록에서 시작하지 말고, 이미 쓰고 있는 말에서 시작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1. 최근에 쓴 영어 이메일이나 말한 내용을 떠올려 자주 쓰는 격식 동사를 열 개쯤 적습니다
  2. 각각에 대응하는 일상 표현을 찾습니다. postpone 옆에 put off를 적는 식입니다
  3. 대응 표현은 단어 말고 문장으로 적습니다. put off만 적지 말고 Let’s put it off until Monday까지 적으세요
  4. 다음에 그 상황이 오면 의식적으로 왼쪽을 씁니다. 한 번에 두세 개면 충분합니다
  5. 며칠 간격을 두고 다시 꺼내 봅니다

핵심은 3번입니다. 구동사는 분리 규칙과 전치사가 함께 붙어 다니기 때문에 단어 단위로 저장하면 쓸 때 조립을 못 합니다. 단어와 문장 중 어느 쪽으로 저장할지는 단어로 외울까 문장으로 외울까에서 따로 다뤘는데, 구동사는 문장 쪽 손을 확실히 들어 주는 경우입니다.

먼저 손에 익힐 만한 것들

전부 다 할 수 없으니 빈도가 높고 대체하기 어려운 것부터 잡는 편이 낫습니다.

  • figure out 알아내다, 이해하다. work out과 겹치지만 훨씬 자주 쓰입니다
  • come up with 생각해 내다. devise보다 이쪽이 기본값입니다
  • deal with 처리하다, 상대하다. handle보다 폭이 넓습니다
  • end up 결국 어떻게 되다. 한 단어로 바꿔 놓기가 마땅치 않습니다
  • run into 우연히 마주치다. 사람에게도 문제에게도 씁니다
  • get through 끝까지 해내다, 통과하다
  • look forward to 기대하다. to 뒤에 동명사가 온다는 게 함정입니다
  • bring up 화제를 꺼내다. 아이를 기르다라는 뜻도 함께 있습니다

end up과 run into는 특히 값이 높습니다. 한 단어로 바꿔 말하기가 어려워서, 이걸 모르면 문장을 통째로 돌려 말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소리와 간격을 같이 가져가기

구동사가 산출 문제라면 필요한 건 두 가지입니다. 소리로 익숙해지는 것, 그리고 잊을 때쯤 다시 만나는 것.

Vocaby는 29,000개가 넘는 단어에 발음기호와 원어민 음성을 함께 붙여 두었습니다. 글자로만 저장된 표현이 대화에서 안 들리는 문제를 줄이려는 이유에서입니다. 복습은 FSRS 간격 반복으로 돌아가서, 방금 외운 것과 오래된 것을 같은 빈도로 들이밀지 않습니다. 단어 페이지가 어떻게 생겼는지는 단어 목록에서 볼 수 있습니다.

구동사는 대체로 새로 배울 목록이 아닙니다. 이미 아는데 안 쓰고 있는 표현들이죠. 목록을 늘리기 전에, 오늘 쓴 격식 동사 하나를 골라 그 자리에 들어갈 구동사를 찾아보는 편이 빠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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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구동사는 몇 개나 외워야 하나요?
개수보다 방향이 문제입니다. 목록 100개를 새로 외우는 것보다, 이미 쓰고 있는 격식 동사 열 개를 골라 각각의 일상 대응 구동사를 익히는 편이 실제 말과 글에 더 빨리 반영됩니다. 아는 구동사는 이미 충분히 많고, 안 쓰고 있을 뿐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up이나 out 같은 부사의 뜻을 알면 구동사를 추론할 수 있나요?
부분적으로만 가능합니다. eat up, drink up, finish up처럼 up이 완료를 나타내는 무리는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give up이나 look up은 그 설명으로 풀리지 않고, take after는 after만 봐서는 닮았다는 뜻이 나오지 않습니다. 기억을 붙들어 두는 고리로 쓰되 처음 보는 구동사의 뜻을 짐작하는 도구로 쓰면 틀립니다.
구동사를 쓰면 글이 가벼워 보이지 않나요?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학술 논문이나 공식 보고서라면 격식 동사가 맞습니다. 다만 이메일, 회의, 일상 대화까지 전부 격식 쪽으로 쓰면 정확하지만 딱딱하게 들립니다. 문제는 어느 한쪽을 쓰는 게 아니라 한쪽밖에 못 쓰는 상태입니다.